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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2.25 [14:15]
경기침체 실질적 선행지수 ‘미분양아파트’
 
소정현기자

 

 

 

 

미분양아파트 ‘6만 가구상회

 

최근 미분양 물량 적체가 심화되며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는 스피드는 심상치 않다. 특히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거래절벽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청약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도 미분양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 527375가구를 시작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최근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8027가구다. 미분양 주택의 합산 가치는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전월 47217가구 대비 22.9% 급증한 규모로 한 달간 무려 1만 가구 넘게 늘었다. 이는 201512(1788가구) 이후 611개월 만이다. 그리고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7110가구이다.

 

201561512가구에서 2021년 말 17700가구 수준까지 줄었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지난해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731284가구에서 94만 가구를 돌파한 뒤 11월엔 58027가구까지 치솟은 것이다. 12월엔 7년 만에 처음으로 6만 가구를 넘어섰다. 지난해 일반분양 주택의 40%가량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각종 자재 인상과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분양가가 더 오르면 미분양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공포에서다.

 

고금리 건설사 재무악화 불보듯

 

이미 높아진 금리는 경제 곳곳에 부담이 됐지만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부동산 현장이다. 매번 점프하는 대출금리 부담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전무한 국면에서 건설사 재무 악화는 불가피하다. 대출금리가 높아져서 분양가를 할인다고 해도 분양은 순조롭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자금 경색의 건설사들이 줄줄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다.

 

특히 자금 동원 능력이 부족한 지역의 중소 건설사들부터 부도 위기에 빠지는 우려가 현실화 될 조짐이다. 전국 사업장의 13%가 건설을 중단했거나 늦춘 조사 결과도 있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으로 단기자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건설사들이 핵심 사업지에 대규모 미분양비상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사업 초기 부동산PF로 자금을 확보한 후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와 PF를 상환하는 사업 특성상 일반분양률이 50%를 밑돌 경우 자금압박은 한층 가속화 될 것이다.

 

아파트 현장 초기 분양률이 지방에선 50%, 수도권에선 60~70%가 넘어야 공사비를 온전히 건질 수 있다. 분양이 안 될 경우 건설사 자체 자금을 투입해 주택을 완공해야 하며, 더욱이 준공 후에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건설사들이 저금리때 적정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여기저기 무모하게 아파트를 지은 영향이 크다. 결국, 지역 건설사가 무너지면 지역 중소 협력업체와 금융권까지 어려워져 지역경제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편, 미분양 물량을 보유한 건설사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는 정보를 비공개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분양 아파트 계약 현황을 영업 비밀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법인 등의 경영상·영업상 비밀로, 공개될 경우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저조한 계약 성적이 외부에 알려지면 낙인 효과때문에 금방 소진될 지역조차 장기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다른 사업장 분양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비공개를 요청하는 것이다.

 

정부 대응 여론눈치 보며 저울질

 

미분양에 따른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여론의 눈치를 보며 저울질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매입 카드를 여론에 흘린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이 단기 급증할 조짐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기존의 매입임대사업을 확대해 준공후 미분양 물량 중 일부를 흡수할 계획이다.

 

관건은 예산을 얼마나 조달할 수 있느냐다. 정부가 올해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기 위해 조성한 예상은 주택도시기금 6763억 원. 가구당 17000여만 원으로 기존 목표치인 35000가구를 매입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기금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국회 동의 없이 증액할 수 있는 20% 수준에서 매입임대주택 추가 재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총 72900억 원을 미분양 주택 매입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28조원)20% 상당의 액수이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을 거래할 때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이 주 수입원으로, 정부가 국민의 주거복지 증진 목적으로 부동산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하여 조성한 기금을 말한다.

 

이렇게 조성된 주택도시기금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각종 주택대출(버팀목·디딤돌), 공공임대·분양주택 건립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리고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의 경우 국민연금처럼 자산운용을 해 기금을 확충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직접 매입임대주택에 활용한 적은 없다.

 

또한 준공 전 공사 중인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아파트를 사들인 후 되파는 환매 조건부 매입카드를 꺼낼지도 관건이다. 건설 업체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판 미분양을 되사간 뒤 시장에 다시 분양할 땐 분양가 이하로 팔도록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야만 한다.

 

지원 관건 고강도 자구노력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건설시장 연착륙과 취약계층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민간 건설사 실패를 정부가 떠안는다는 점에서 공정성 시비 논란거리가 충분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의 원인은 과거 4~5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에 편승하여 재무적 건전성과 사업 수행능력 등 경영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투기적 공급에만 몰두하면서 경쟁적으로 높은 분양가 책정에 혈안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연이은 금리 인상에 소비자들은 높은 주택 값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 미분양사태로 나타났고, 결국 자금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이번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시장 가격으로 매입을 할 경우 건설사 구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매입해서 임대를 해야만 임대가격도 내려가고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달 초 서울을 포함해 규제지역을 대폭 풀면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명목으로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중도금 대출 제한, 무순위 청약자격 등 엄격한 규제도 거의 폐지하면서 주택시장 안정화에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무대책 사업, 투기적 공급, 고분양가 책정 등 경영 방만에 대한 근원적 책임을 추궁하여,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허술하게 규제를 풀고, 자금을 지원하고, 미분양주택을 매입하고 하는 것은 결국 건설업계도 추락하고 국가경제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처사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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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29 [19:55]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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