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견의 시선에서 인간사회에 던지는 통렬한 메시지
수천 년 동안 인간과 함께해온 동물 개. 과거에 개는 외부 침입으로부터 집을 지키고, 때로는 고기를 제공해 주는 유용한 가축이었다면 현대 사회에서 개는 인간의 반려자이자 가족으로서, 정서적인 안정을 주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개를 귀여운 장난감 정도로 여겨 고장 난 장난감을 버리듯 내버리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소설 『개 좀 그만 버려라』는 서울 한복판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한 마리 유기견의 시선으로 화려함과 풍요로움, 고독과 부조리가 교차하는 양면적인 도시 서울의 민낯을 재조명하고,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돈도 권력도 없다는 이유로’ 변두리로 밀려나 잊혀진 젊음과 순수, 낭만을 다시금 호명하며 독자들 앞에 드러내고 있다.
집도, 돈도, 애인조차도 없지만 타고난 깡과 악바리와 어떻게든 먹을 것을 입에 넣는 재주를 보유한 유기견 ‘나’, ‘나’는 도시의 거리를 헤매며 하루하루 고기 한 점을 입에 넣기 위해 인간에게 꼬리를 치고 다른 유기견들과 싸우기도 한다.
이런 ‘나’의 주변을 고달픈 배달청년, 으스대는 대학생, 사랑과 증오를 왔다 갔다 하는 변덕쟁이 여성, 가진 돈은 많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과거의 군인정신을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스쳐 지나가고,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개들도 스쳐 지나간다.
욕망과 낭만이 부딪히고 헤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밥’으로 요약되는 작품 속 철학은 일견 단순해 보이면서도 모든 생명체의 중심에 있는, 가장 솔직하고 진실된 삶의 본질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통계적으로 전국의 반려견 중 1%가 매년 버려지며 그 수는 1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개들은 차가운 거리로 내몰리는 순간 동물애호가들이 붙여 준 애틋한 이름 ‘반려견’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쓰레기이자 골칫덩어리로 취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유기견의 삶과 사랑, 눈물을 다룬 이 책이 많은 독자분들에게 물질문명의 발전과 함께 잊혀진 과거의 낭만을 돌려주는 한편, 나날이 증폭되고 있는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를 소망한다. 원본 기사 보기: 모닝선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