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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9.19 [05:02]
‘병중에서 가장 몹쓸 병이 노인 치매’
<송기옥 칼럼> ‘황혼의 엘레지’
 
송기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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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기옥 칼럼니스트


일제 압박에서 해방의 기쁨도 잠시 동안
! 동족상잔의 6.25가 남긴 폐허 속에 가난과 암울 했던 그 시절, 불란서 샹송을 처음 부른 서울대 성악과 출신 최양숙 이라는 미모의 여인이 우수에 젖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황혼의 엘레지를 불러 일약 국민가수로 화제가 되었다.

 

황혼(黃昏)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말하기도 하지만, 중천에 떠있던 해가 어느새 서해바다 수평선에 빠져드는 젊음이 다하여 생명이 꺼져가는 애잔한 노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요즘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7-80대 노인들에게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거의가 자식들에게 짐이 안 되게 건강한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생사는 그렇게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으로 인명은 재천(在天)이라 했던가! 어느 사람은 90줄에도 건강의 복을 누리는가 하면 또 어느 사람은 60도 못되어 중병으로 시달리다가 자기 꿈도 펴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하직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 요즘은 100세 시대라며 급속한 고령화로 국가적인 새로운 노인 문제가 수면위에 떠오르고 있다. 요즘은 고양이 손이라도 필요로 한다는 농번기다. 시골 농촌마을에는 빈집이 늘어나고 노인이 70%를 웃돌고 있다.

 

논밭을 갈고 써레질과 모내기도 농기계가 대신해 주어 생력 재배를 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해야 할 일손이 태부족한 실정이다. 노인기관에서 소집 통지문이 날아왔다. 주제는 노인학대 방지로 40대 젊은 여경과 여자 강사가 출현하였다.

 

동영상에 노인을 밀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여러분? 주로 노인 학대를 누가 하지요? ’ 갑작스런 질문에 모두가 그 여경의 입만 쳐다 볼 뿐이다. ‘아들입니다. 가족끼리의 사건이라 신고하기가 어렵지요. 그래도 저의 경찰기관에 신고를 해 주세요...’

 

두 번째 강사가 말하기를 앞서 경찰관님이 다 말씀드려 저는 할 게 없군요. 요즘 미투, 노인학대가 큰 문제입니다. 6.25 때 초근목피로 어렵게 사신 여러분! 요즘은 부모님께 효도는커녕 학대하는 사례가 많아 노인의 인권을 보호받아야 합니다. 인권이 무엇인지 아시죠?” 별 반응이 없자 민망했던지 진행을 보던 직원이 수고하신 강사님께 박수를 쳐달라고 유도를 하였다.

 

젊은 강사는 말만 듣던 6.25와 초근목피 운운하며, 막연한 노인 학대 방지와 인권을 보호받자는 설득력 없는 강의에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 많은 노인들에게 감동을 줄 리가 없다.

 

세월이 흐르다보면 새파란 청년도 어느새 늙어 노인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급변하면서 물질만능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핵가족 사회에서는 병들고 가진 것 없는 노인은 자식에게 까지도 무시당하고 천덕꾸러기가 되기가 십상이다.

 

옛말에 장병에 효자 없다고 했는데, 병중에서 가장 몹쓸 병이 노인 치매다. 내가 아는 후배는 장가도 안가고 홀로된 치매 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소문난 효자다. 그 친구는 아무리 바빠도 외변산 바닷가를 황혼 무렵에 매일 같이 어머니를 트럭에 싣고 한 바퀴씩 돌고 오는 게 하루 일과처럼 되어있다.

 

금방 밥을 먹었는데도 안 먹었다. 니가 나를 무시하고 때렸다며 엉뚱한 행동과 소리를 치며 오물을 토해내니... 친 자식이라도 하루 이틀이지...’ 수용소 같은 격리병동에서 보수를 받는 다고는 하지만 치매노인을 돌보는 간병사 역시 죽을 맛이다. 어쩌다가 격한 행동으로 동영상에 잡혀 폭력 자가 될 수도 있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며 부모를 극진히 모시다가 부모가 죽으면 3년간 시묘(侍墓)살이와 백약이 효험이 없어 마지막 죽어가는 부모를 위해 단지(斷指)를 꺼져가는 생명을 단 일분만이라도 연장하고자 하는 효심은 호랑이 담배 먹던 전설적인 옛 얘기로 들릴 뿐이다.

 

지금은 저 살기 바쁜 세상이라며 부모를 모신다는 것조차 기대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청춘은 늙기 쉽고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피었다가 지기마련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생()즉 사(), ()즉 생()이라 했다. 한번 낳았다가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다. 자연의 순환이라고나 할까.

 

달도 차면 기울고, 동녘에서 떠오른 장엄한 태양도 어느덧 황혼을 맞는다. 낳을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친분이 도타운 군 노인회장 K선배께서 80도 못되어 갑자기 운명을 달리했다는 부음을 받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서 다시 못 올 저 먼 세상으로 훌쩍 떠날 때는 그래도 슬퍼하며 울어줄 사람이 있어 좋다. 사랑하는 연인과 부부 중에 하나가 먼저 떠나가면 인생의 허무와 이별이란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우리는 오늘도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오늘의 한걸음이 자기 무덤을 향해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름다운 노을을 보면서 초연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함은 자연의 순리다. 친구여! ~~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그러나 이별하는 순간은 슬픈 것! 청년은 꿈을 먹고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고 했던가.

 

오늘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임을 알자. 꽃처럼 고왔던 샹송가수 그도 8순의 노을을 맞고 있다. 경쾌한 탱고음률에 애잔한 황혼을 노래한 황혼의 엘레지를 조용히 불러본다. “마로니에 나뭇잎에 잔별이 지면, 정열의 꿈이 타던 첫사랑 옛 시절, 영원한 사랑 맹서하던 밤, ~~ 흘러간 꿈 황혼의 엘레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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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1 [14:1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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