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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3.21 [12:01]
“중학생부터 교육과정 급변…아이도 부모도 진통”
<양은진 칼럼> ‘대안학교! 대안될 수 있을까?’
 
양은진 칼럼니스트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 양은진 칼럼니스트

개인적 사정으로 필자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2번의 전학을 거쳤다. 큰 아이를 처음으로 사회에 내보낼 때는 공동육아를 고민하며 네모난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 각종 놀이학교와 어린이집을 안쓰럽게 쳐다보았지만 맞벌이 부부의 한계로 결국 아파트 1층에 있는 어린이 집에 보냈다. 또한 아파트 안에 있는 초등학교를 두고 다소 거리가 있던 대안초등학교를 알아보았던 그 때에는 교육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의 본성을 지켜주면서 보다 창의적인 아이로 자신감 있게 키우고 싶었다. 6년이라는 넉넉한 초등학교시절에는 아이들에 대한 평가가 절대적이지 않아서 부모의 소신대로 주말마다 자연 속으로 데리고 가 나무도 타고, 흙과 풀 속에서 실컷 창의적으로 놀 수 있었다.

자박자박 걸어다니던 시절부터는 캠핑이라는 취미를 가지며 전원주택에 살지 못한 부족함을 한껏 채워주었다. 그래서 자랑스럽게도 우리 아이들은 취미나 특기가 나무타기나 줄타기 등이 될 수 있었고, 주변에서 흔히 보는 풀과 꽃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

 

부모의 학교활동 참여가 아이의 자신감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면, 학부모 활동도 무리하여 참석하였다. 어쩔 수 없이 고향 같은 마을을 떠나게 되면서 자녀들의 중고등학교 진학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고, 중학생의 학부모가 되어 평촌 학원가에 살다보니 입시와 교육과정의 변화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중학생부터 진로진학 시험대

 

요즘은 중학교에서는 일찍 진로를 정하라고 권하는데 의도는 배려였을지 몰라도, 수업시간 중 진로라는 과목으로 자리한 이상, 그것은 아이들을 재촉하는 또 하나의 요구사항이 되었다. 그리하여 고전적으로 확실한 진로결정이 가능한 예체능을 선택한 친구들은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예체능 이외에 다른 과목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학교 1, 2학년 내에 본인의 색깔을 정하지 않으면 진로 수업시간 내내 방황의 이유가 되고 내가 잘하는 것을 무얼까? 나는 잘하는 것도 없네?라는 자조 섞인 풀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불혹이라는 마흔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세상살이를 모르는데 이팔청춘의 나이인 중학생들은 꽃다운 나이가 되기도 전에 본인을 파악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까지 깨우친 후에 그에 맞는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가야 한다.

 

 

 

요즘 대학 입시제도 중 하나인 학생종합부 전형의 핵심이 그렇게 완벽한 자기를 발견하고 오랜기간 차근차근 준비하여 입시제도에 도전하라는 제도이다.

 

자신의 입시 영역이 문학이나 과학인지는 일찍부터 소질을 보인다는 증거와 함께 제시되어야 하고 그 잘하는 영역에 본인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오랜시간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며 점점 구체화시켜 가는 과정을 보고 신입생을 뽑고 있는 것이다. 일관성 없이 중간에 관심 영역이 바뀌게 되기라도 하면, 그것이 성장과정에서는 당연함에도 열정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득실 따지기엔 교육의 유연성 결핍

 

학문의 상아탑은 그곳에서 수학의 장을 맘껏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인데, 더 이상 학문을 위한 곳이 아닌, 결과를 보여야하는 사회에 다름이 없다. 가능성을 보는게 아니라, 이 학생이 가져올 성과 그리고 그로 인한 학교의 기여도를 가늠하는 계산을 한다.

 

할 일과 생각 많은 집중적 시기에 학생들은 학습 뿐 아니라 학생의 적성까지 주도면밀하게 관찰하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와 교육부가 단 한번의 필기고사가 아닌, 그의 과정을 봐준다는 것은 비교적 좋은 의도이지만 입시를 포함하녀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함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없는 요즘 어떤 의도도 좋은 결과를 미칠 리 없다. 무엇보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6년 후에는 입시라는 틀을 재단해두고 과정만 우겨넣는 것이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싶다.

 

교육에 대한 소신을 가진 학부모들이 중등, 고등과정에서 마음을 바꾸는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학생종합전형 뿐 아니라 아이들도 정신없을 정도의 교육과 정차시가 수시로 중요도와 형태를 바꾸며 강조점을 변화시킨다.

 

 

 

전문 컨설턴트가 붙거나 혹은 모든 것을 덮고 일단 국영수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놓거나 둘 중 하나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다.

 

수시와 정시가 있고 학생종합전형이라는 알 수 없는 길이 생긴 요즘은 모든 경우의 수를 맞춰주는 뒷배가 작동하고 있던지, 어떤 제도의 변경에도 흔들림 없는 정신력과 수학능력을 지닌 상위 0.1% 인재만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동시에 학생종합전형은 학교 교사들의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를 이해하는 담임을 만난다면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 축복이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 1년에 그치던 담임교사와의 인연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따라다니게 되어 더욱 중요해졌다.

 

두 아이의 엄마를 키우는 속내

 

여러 차례에 걸쳐 전학까지 포함하여 연년생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 다양한 담임교사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 두 아들만 해도 성향이 달라 가끔 당황스럽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지는 것을 싫어하고 시키는 일을 어떻게든 해내는 아이는 학습을 야무지게 해내는 것은 물론 하지 말라는 규칙에 대해서도 철저하기 때문에 규율이 중요한 학교교육과정에 적합하지만, 학교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상식에 따라 학창시절을 보내는 학생은 매번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와 부딪힐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그릇이 큰 아이는 팀과제에서 학원이나 개인사정으로 팀 과제에 참석 못하는 친구를 타박하는 대신 묵묵히 친구 몫을 대신하면서도 자신을 앞에 내세울 줄 모른다.

 

쉬는 날이면 학원의 특강보다 규칙적인 봉사활동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냐며 안절부절하는 어른을 느긋하게 달래는 그 아이는 악착같이 자기것만 챙기며 팀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친구보다 성적이 낮았다.

 

그런데 그런 아이의 큰 그릇을 담임은 눈치 채지 못해 매번 담임의 기준에는 친구보다 부족한 아이로 기록되었다. 조금만 면밀히 아이들의 생활을 살핀다면 친구들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실 수 있었겠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일보다 지시받은 행정업무가 더 많은 교사가 그것을 눈치채기가 쉽지 않은가보다.

 

한번은 학교 앞을 지나던 노약한 할머니의 짐을 들어다드리느라 등교시간 지각을 했지만 결과는 칭찬은커녕 무단지각이라는 생활기록부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어쩌면 그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에 그 글씨가 큰 방해가 될 것이다.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한 곳에서도 그 아이는 무단지각으로 선택받지 못할 수 있다. 무단지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어른의 잔소리에 대해 정작 중요한 것의 가치를 말하는 해맑은 아이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때 묻은 속물적 속성을 갖춘 어른이 되라 말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철없이 굴거냐고 물을 수 없다. 문제는 학교가 그 시간을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다.벌써 철이 들어 학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채어 맞춤형으로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은 그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적당히 상황에 맞춰 처신하고 원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도덕적으로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나마 포괄적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성숙한 교사라면 아이에 대해 파악할 때 앞에 나서는 아이들 뿐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친구들을 돕는 아이를 눈여겨보겠지만 학생은 일단 공부를 잘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학력고사시대 교사라면 오로지 수학이나 영어성적만으로 그 아이의 모든 것을 수학점수와 같은 평균적 점수를 주기도 한다.

 

여러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해 만난 담임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에 아이와 함께 집중하는 일이었다.

 

그러다보면 그 해에는 그 부분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고, 다른 부분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무난하게 담임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에게 선생님을 존경하게 훈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담임의 평가로 아이의 미래요소가 좌지우지 되는 시스템에서는 그런 방법도 참 부족해 보인다. 어떻게 아이를 기다려야할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아이를 얼마나 잘 길러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 그 아이의 나이 서른이 아닌, 스물에 어느 대학에 갔는지 혹은 어떤 직장을 갖게 되는지를 가지고 판단하게 된다면, 마냥 기다려주는 것이 사실 어렵다. 늦게 티가 난다는 멋드러진 느티나무를 거론할 수조차 없다.

 

좀 더 기다려주시오! ‘웃음거리일 뿐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다른 이들이 성공이라는 문패를 다는 동안, 좀 더 기다려주시오 라는 말은 웃음거리일 뿐이다.

 

입시의 길인 중학교에 접어들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어느 영역이든 주어진 업무에 대해 참고 견디며 묵묵히 해내는 것 또한 중요하기에 우리나라 중고등 학교시절을 담금질의 시기로 갖어보자.

 

사회인으로 살아가려면 다소 강해야하니까 그 때 필요한 강단진 모습을 현 입시제도의 중고등시기를 슬기롭게 버텨내는 것에서 힘을 얻어보자고.

 

그러나 그 과정 중에 재미있게도 아들과 딸이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필자보다 더 강한 소신과 큰 그림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바꿀 것처럼 굴던 엄마들이 유연하지 못한 교육제도를 빠져나갈 수 있다.

 

아들만 가진 나는 사회에 좋은 영양을 미치는 일 말고도 내 아들들이 성인이 될 무렵에는 독립적 존재로 자신과 가족을 경제적으로도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에 진로를 현실적으로 찾아 맞춰야만 한다.

 

그렇다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아이에게 더 기다려줄 수 있는 방법.

 

대안학교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안학교는 학력인정 여부에 따라 인가와 비인가 학교로 나뉘어지고 또 학적을 일반학교에 두고 교육청에서 지정한 위탁기관에서 교육하는 위탁형 대안학교도 있다.

 

비인가학교의 경우 학력인정이 되지 않기에 검정고시를 치러야하고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여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하지만 이런 것을 감수하는 이유는 이 학교들은 학생을 기다려주기 때문이다.

 

각자의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많은 길을 찾아보도록 각자아이가 필요하다고 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준다. 기다려줄 만큼 기다려줬다며 객관적 기준으로 채근하지 않고 이제 충분하니 제시해준 길을 일단 가라고 하지 않는다.

 

남들이 우하니 가는 길과 다른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이 큰 용기를 내야하지만, 요즘 많은 학생들이 그 길을 선택하고 있다. 가까이에 있는 집 앞 학교와 정든 친구들을 두고 한 두시간 넘게 통학하거나 지방에 있는 학교는 기숙사에서 지내야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학력인정 여부보다 다문화, 국제교육, 종교교육등 해당 학교의 목적에 공감해 미인가 학교를 찾기도 하고, 외국어 교육을 주로 하는 고가의 기숙형 대안학교시설도 증가추세이다.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적으로 외국학교의 학력을 인정하는 귀족형 대안학교와 다문화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 탈북 청소년이나 미혼모를 위한 대안학교 등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키고 있다.

 

남들이 다 가는 길만이 정답은 아니기에 만약 우리 아이에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다양성이 인정되는 그곳 중 한 곳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부모의 그릇을 넘어서는 아이가 될 수 없기에, 더 기다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크는 제도권 밖의 아이가 우리에겐 더 필요할지 모른다. 백년지대계 라는 큰 그림을 새해아침에 곰곰이 고민해본다.

 

프로필

2012년 예술세계 등단

) 안양 샘병원 치과의사

대한여자치과의사협 이사

10EBS 스토리기자

yeji3929@daum.net

https://blog.naver.com/yeji3929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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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3 [17:27]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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