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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8.04 [18:05]
<정성수 칼럼> 2020년! 바야흐로 쥐띠해인 ‘경자년(庚子年)’
‘지혜와 총명, 끈기와 인내, 민첩함’의 표상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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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수 시인    

 

2020년은 경자년으로 쥐띠 해다. 육십 간지의 37번째다. ‘()’은 백으로 하얀 쥐의 해백쥐 해. 명리상으로 경()을 천간인 금(, 바위, )의 기운을 말하고 열매를 맺는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열매를 맺는다는 말은 결실과 수확을 통하여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자년의 자(子)는 십이지지의 첫 출발로 밤 11~새벽 1시 사이의 시각을 말하며 계절적으로는 동짓달이다. 는 어둡다, 춥다, 밤에 일한다, 부지런하다, 생산하다, 부드럽다, 정직하다, 균형잡히다 등으로 말할 수 있다.

 

예로부터 쥐띠 해는 다산과 근검절약, 지혜와 총명, 끈기와 인내, 진지하고 민첩함을 상징하는 해로 알려져 있다. 쥐는 제일 먼저 지진을 감지하고 위험을 느껴 미리 이동한다고 한다. 이처럼 재앙이나 농사의 풍흉 외에도 뱃길의 사고를 예견해 주는 영물이라고도 한다. 이와는 상반되게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로 인식하기도 한다.

 

속담에 경자년 가을보리 되듯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경자년의 가을보리가 아주 흉년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뜻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일이 잘못되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이 쥐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났다고 구비전승(口碑傳承)에 많이 나타난다.

 

▲ 일러스트레이션 김정수

 

쥐의 일반적인 생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쥐들을 거주성(居住性)으로 구분하며 생쥐, 시궁쥐, 지붕쥐 3종으로 나뉜다. 한 쌍의 쥐가 1년에 약 1,250~2,500마리까지 번식이 가능하다. 거주성 쥐는 사람의 음식에 의존하며 잡식성이다. 대체로 곡류, 식물, 계란, 야채류 등은 물론 육류도 좋아한다.

 

주로 일몰 직후에 먹이를 찾으며 굶주렸을 경우나 서식지 쥐의 밀도가 높을 경우는 낮에도 먹이를 찾는다. 뿐만 아니라 서식 밀도가 높을수록 같은 쥐끼리도 경쟁이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한 숫쥐는 약한 숫쥐를 서식지에서 쫒아내고 몇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기도 한다.

 

쥐의 특성

 

쥐는 시력이 매우 약할 뿐만 아니라 근시다. 가까운 물체의 모양과 움직임으로 사물을 감지할 정도다. 반면에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은 매우 발달되어 있다. 특히 청각은 초단파까지 청음할 수 있고 후각도 예민하여 같은 동물이나 먹이를 식별하는 외에도 이성을 감별할 수 있다.

 

쥐의 특성은 갉는 습성이다. 상하 두 쌍의 앞니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보통 1년에 윗니는 10~12cm, 아랫니는 12~15cm까지 자란다. 생후 2주 후 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갈아서 이를 마모 시켜야 한다. 그 외의 특성은 모든 동물이 앞발과 뒷발의 발가락 수가 같은 데 쥐는 앞발가락은 4, 뒷발의 발가락 5개다. 넷은 음, 다섯은 양으로 짐승들 중에서 한 몸뚱이에 음양이 상반되는 짐승은 쥐 이외에는 없다.

 

십이지의 첫자리 쥐띠에 관한 설화

 

옛날 옛적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선발 기준을 정했다. 그것은 정월 초하룻날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을 1번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짐승들은 저마다 빨리 도착하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 했다.

 

동물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쥐가 자신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꾀를 냈다. 그것은 제일 열심인 소에게 붙어 가는 것이었다. 정월 초하루가 되자 동물들은 앞 다투어 달려갔다. 가장 부지런한 소가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착했다, 순간 소등에 붙어 있던 쥐가 뛰어내리면서 가장 먼저 문을 통과했다.

 

말할 것도 없이 1등은 쥐였다. 소는 분했지만 2등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십이지의 첫자리가 쥐, 두 번째가 소가 되었다. 쥐는 자신의 미약함을 일찍 파악하고, 꾀를 쓴 것이다. 그때부터 쥐는 약삭빠르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쥐 한 마리가 일으킨 기적

 

미국 캔자스 시티Kansas City에 사는 한 젊은이가 자신이 그린 만화를 팔기 위해 신문사를 찾아갔다. 직원들은 거들 떠 보지도 않았다. 쫓겨 나오다시피 신문사를 나온 젊은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의 만화가 잘 팔려 나갈 것이라고 믿었다.

 

어떤 교회의 목사가 이 젊은이에게 교회 행사 광고지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젊은이에게 그림을 그릴만한 장소가 없었다. 이를 안 목사는 빈 창고를 내 주었다. 쥐들이 우글거리는 창고였지만 젊은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쥐들 중 한 마리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바로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당시 젊은 만화가는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이였다.

 

그는 자신을 믿었고, 일했고, 꿈꾸었고, 기적을 만들어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월트 디즈니는 사람들의 심장에 다가가 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가 그와 사랑에 빠졌다. 기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쥐에 대한 관점

 

조선 시대의 화폭에도 쥐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사임당(師任堂)수박과 쥐가 대표적이다. 10폭 병풍에 그려진 초충도(草蟲圖)’의 두 번째 그림이다. 겸재(謙齋) 정선(鄭敾)서투서과(鼠偸西瓜)’, 현재(玄齋) 심사정(沈師貞)초충도첩(草蟲圖帖)’당근과 쥐에도 쥐의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쥐는 생태적으로 언제나 임신이 가능하며 항상 새끼를 배고 있어 실제 수를 맞히기가 어렵다. 다산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유다. 다산은 풍요의 기원으로 확장됐다. 농경사회에서는 매해 풍년을 기원하는데, 쥐 관련 풍속을 통해 풍년을 바라던 선조들의 마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다산의 상징으로서 쥐에게 빌었다기보다 쥐의 구제(救濟)를 통해 풍년을 기원했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정월 열 나흗날 농가에서 행하는 쥐불 놓기와 쥐불싸움은 해충을 제거하고 불탄 재가 거름이 돼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잡초를 태우듯 쥐도 불과 함께 없어지라는 의도도 깔려 있다.

 

재물이나 부를 상징하는 쥐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부자로 산다는 말도 재물을 지키는 쥐의 특징을 대변한다. 보통 쥐는 훔친다는 이미지가 강해 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반대로 근면성과 저축성이 강하다. 아무리 딱딱한 물건이라도 조그만 앞니로 구멍을 만들어 내고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는 습성 때문에 인내심, 재물지킴이의 존재로 여긴다.

 

종교에 따라 쥐가 뜻하는 의미가 다르다. 불교의 아함경(阿含經)’에서 하얀 쥐와 검은 쥐는 일생을 갉아 먹는 시간을 상징한다. 기독교에서는 악마나 사탄, 게걸스런 탐욕자로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유교에서는 간신이나 수탈자에 비유된다. 유교적 왕도정치를 이상으로 삼는 사회에서 쥐는 부정한 동물로 인식됐다.

 

힌두교는 사려 깊고 미래를 예측하는 신비한 동물로 해석하며 지혜의 신() 가네샤(Ganesha, 역경의 극복자)의 수레를 끄는 동물로 여겼다. 인도에는 쥐 수백 마리를 모시는 사원이 있다고 한다.

 

문학작품에서는 쥐를 도둑의 이미지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규보의 ()’에서 쥐는 도적의 이미지다. 정약용의 한시 이노행(狸奴行)’에서는 들쥐가 백성의 곡식을 수탈하는 지방 관리인으로, 집쥐는 궁궐에서 국고를 탕진하는 간신배로 그려졌다.

 

▲ 일러스트레이션 강동춘


 

쥐와 사람

 

쥐는 사람과 인연이 깊은 동물이다. 우리 문화에서도 쥐는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흙은 물론 나무에 구멍을 뚫고 철근 사이에 집을 짓고 산다.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적응성과 잘 먹는 식성 덕에 고난을 당하는 일이 없다.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명랑하고 대범하다고 알려져 있다. 순발력과 환경적응에 뛰어나다. 하지만 계획성과 인내력에서는 약하다는 평가다. 어떤 일을 꾸준하게 지속하기보다는 약삭빠르면서도 얄미운 행동을 한다는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쥐는 능묘(陵墓), 탑상(塔像), 불구(佛具), 생활용품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신라 진덕왕릉과 흥덕왕릉, 고려시대 이후 무덤 내부의 벽화 또는 납석(蠟石)으로 조각한 작은 12지신상에도 나타난다.

 

나가는 말

 

쥐는 인간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동물은 아니다. 옛날에는 식량을 앗아가고 책이나 가구류 또는 의류 등을 쏠아 못쓰게 만드는 것을 증오했다. 요즘에는 병균을 전염하는 매개역이라고 쥐에 대해 쓴 소리를 한다.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사람들은 쥐를 약삭빠르고 잗다란 도둑놈이라고 증오하면서도 그런 태도를 갖아야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성인들 보다 젊은 세대들이 쥐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 일러스트레이션 김정수  

 

프로필

저서 : 시집 공든 탑 외. 동시집 첫꽃 외. 동화 폐암걸린 호랑이

수상 :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 역임

) 향촌문학회장. /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문인과 문학회장

)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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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30 [01:48]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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