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광고
광고
정치·사회경제·IT여성·교육농수·환경월드·과학문화·관광북한·종교의료·식품연예·스포츠피플·칼럼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전체기사보기 全北   全國   WAM特約   영문   GALLERY   양극화   인터뷰   의회   미디어   캠퍼스 재테크   신상품   동영상   수필  
편집  2020.08.04 [18:05]
김동석 동화작가의 또 다른 화제작 ‘헨리와 머스텡’(1회)
 
김동석 동화작가
광고

3번 독방에 갇히다.(1)

 

 

▲ 일러스트레이션 황채영   

 

어둡고 긴 복도를 두 명의 교도관을 따라 한참 걸었다. 3번 독방 자물쇠를 열고 문을 열더니

들어가.”

교도관의 말을 듣고 1791번 죄수는 독방 안으로 들어갔다.

찰칵.’

문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1791번 죄수는 오늘 아침에 파리에서 이곳으로 이송되었다. 3번 독방에 갇혔다. 죄목이 뭔지는 모르지만 독방에 가둔 것을 보니 큰 죄를 지은 것 같았다.

더럽군!”

1791번은 우선 독방에 난 작은 창문을 향해 걸어갔다.

바다다. 갈매기도. 파리보다 공기는 좋군.”

 

파리 시내에서 피아노 교습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던 1791번은 자신이 몽셀미셀 감옥 독방에 들어와야 하는 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항변을 해도 소용없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독방 벽을 손으로 부드럽게 만져봤다. 총부리에 맞은 허벅지 통증이 심하게 밀려왔다.

!”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앉으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앉을 수 없었다. 힘들었지만 천천히 다리를 내리면서 벽을 기대고 앉았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몇 마디 하더니 그대로 푹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르륵.’

“1791. 1791?”

.”

 

▲ 일러스트레이션 구채원   

 

가느다란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교도관은 작은 구멍으로 깡통 하나를 밀어 넣고

드르륵.’

문을 닫았다. 엉금엉금 기어 넣어준 깡통을 향해 갔다. 그리고 두 손으로 들고 속을 들여다봤다.

이게 뭐야? 개밥도 아니고. 이걸 나더러 먹으라는 거야?”

1791번은 창문을 향해 던졌다. 벽과 창문틀에 부딪힌 깡통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안에 있던 밀가루 죽이 여기저기 쏟아졌다.

 

이게 뭔가? 내 신세가 이게 뭔가?”

1791번은 가슴이 아려왔다. 울고 싶었지만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있어 그나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운 햇살!”

 

햇살이 비치는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천장을 봤다.

내가 오기 전에 누가 있었을까? 누가 이곳을 스쳐갔을까?”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했다.

 

이곳을 나가면 어디로 갔을까? 살았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벽에 기댄 채 허공에 손을 얻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제2악장>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딴 딴따딴따딴따…….’

그래도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야 한다.”

 

감옥에 갇힌 뒤 극한 상실감에 빠진 1791번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늙은 어머니도 살아가는데 내가 이 정도가지고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되지. 살기 위해서는 음악만 생각하자. 음악에 푹 빠지는 길 밖에 없다. 이 고통도 곧 지나가겠지.”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나니 독방이 어둑어둑 해졌다.

드르륵.’

“1791. 1791?”

 

교도관이 급하게 불렀다.

.”

깡통. 깡통 가져와.”

부랴부랴 일어나 깡통을 들고 작은 구멍으로 내밀었다.

 

!’

교도관은 무엇인가 넣더니 깡통을 밀어 주었다.

드르륵.’

문이 닫혔다. 두 손으로 깡통을 들고 속을 들여다보았다.

바게트 빵 한 조각과 치즈 한 조각이 들어있었다.

 

죽일 거면 얼른 죽이지. 빵은 왜 주는 거야?”

깡통을 들고 돌아서면서 말했다.

이걸 먹어야 하나?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더니 이게 자유와 평등이란 말인가?”

 

1791번은 한 손으로 빵 한 조각을 뜯어 입에 넣었다. 씹을 힘도 없었다. 그렇게 독방에서 첫 밤을 맞이했다.

어머님은 건강하실까? 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까? 차라리 모르는 게 났지.”

 

벽에 기대어 스르르 잠이 들었다. 누더기 같은 담요 하나 있지만 독방은 냉기가 가득했다. 몇 월인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새벽에 잠시 눈을 떴더니 달빛이 독방 한 가운데를 비추었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광고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밴드 밴드 구글+ 구글+
기사입력: 2020/01/08 [13:31]  최종편집: ⓒ womansense.org
 
해피우먼 전북 영어 - translate.google.com/translate?hl=en&sl=ko&tl=en&u=http%3A%2F%2Fwomansense.org&sandbox=1
해피우먼 전북 일어 - jptrans.naver.net/webtrans.php/korean/womansense.org/
해피우먼 전북 중어(번체) - translate.google.com/translate?hl=ko&sl=ko&tl=zh-TW&u=http%3A%2F%2Fiwomansense.com%2F&sandbox=1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뉴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倫理규정’-저작권 청소년 보호정책-약관정론직필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기사검색
로고 월드비전21 全北取材本部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1411-5, 등록번호 전라북도 아00044, 발행인 소정현, 편집인 소정현, 해피우먼 청소년보호책임자 소정현 등록일자 2010.04.08, TEL 010-2871-2469, 063-276-2469, FAX (0505)116-8642
Copyrightⓒwomansense.org, 2010 All right reserved. Contact oilgas@hanmail.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