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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8.06 [07:05]
이색적 감성동화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 (6회)
 
김동석 /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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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순간 빛이 꽃이 되었다.(6)

 

 

이 사진 참 멋지다. 어디서 찍은 거야?”

엄마는 딸이 찍어 온 사진을 보고 가끔 물었다. 딸보다 더 오래 살았지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은 어린 딸을 따라 갈 수 없었다.

 

눈이 보배인가? 아니면 사진기가 보배인가?”

믿어지지 않는 순간을 만나면 의심하기 시작하는 게 사람의 몫이다. 사진 속에 그 모습은 다시는 찾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이 주는 찰나의 가치를 알고 찾아나서는 소녀의 발길은 가볍기만 했다.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가 그림을 그리면서 새롭게 안 사실은 빛의 향연이다. 빛의 고마움을 알게 된 소녀는 나무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빛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그림을 그렸다.

 

 

 

빛이 없으면 세상의 어떤 것도 볼 수 없다. 또 어떤 생명도 살아갈 수 없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보는 순간 소녀는 세상을 가진 기분이었다. 숲에 사는 모든 동식물들이 빛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빛이 없으면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다.”

눈부신 햇살이 머무는 숲속에 꽃이 피었다. 그 꽃은 소녀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저렇게 아름답다니 놀라울 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빛이 존재한다. 찬란한 빛, 영롱한 빛, 아름다운 빛, 감탄을 자아내는 빛,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빛,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경이로운 빛, 어둠 속에 피어나는 보석 같은 빛이 있다.

 

숲속을 거닐던 소녀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 순간 빛의 마법에 걸렸다.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한 보석 같은 아름다운 꽃들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 빛은 숲의 요정들이 만들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숲에서 나갈 수가 없어. 보이지 않는 우리에 갇힌 거야. 너무 아름다워서…….”

소녀는 숲과 나무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덫에 항상 걸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그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우리 같았다.

 

정말 아름답다. 파랗고 하얀 하늘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주변의 색들을 포용해서 빛과 어울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곳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슬을 품고 있는 잡초 사이로 햇살이 비추자 영롱한 빛을 먹은 꽃이 피어났다. 가끔 뚝 떨어지는 이슬방울이 파동을 일으키며 무성한 풀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숲속에 자리한 작은 호수에는 찬란한 빛의 반죽이 시작된 듯하다. 가끔 소리 없는 바람에 물결이 출렁이고 꽃가루가 날리고 꽃잎이 흔들렸다.

 

이 아름다움은 여기서만 볼 수 있다!”

순간 소녀의 눈에 들어온 숲속의 보석들은 모두 빛이 없으면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숲은 스스로 만든 꽃들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그 찰나의 아름다움은 그곳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같은 숲에 와도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찾아서 행복한 여행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쳤다.

 

광산에서 금을 캐는 이유를 모르겠어!”

숲에 가면 금광을 볼 수 있다고 하는 소녀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소녀는 작은 호수에서 그리고 강가에 머문 빛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보석과 금맥을 가진 풍요로운 마음을 가진 부자였다.

 

마음이 부자가 되어야지!”

마음에 가득 보석과 금광을 가진 소녀야말로 가장 행복한 부자였다.

 

빛이 머무는 곳에는 꽃이 피었다. 찬란하고 아름다워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자연이 만들어 주는 가장 훌륭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선물을 받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버리면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꽃은 다시 볼 수 없다. 빛이 머무는 찰나의 순간에 함께 하지 않으면 누구도 꽃을 볼 수 없다.

 

어느 순간, 빛이 꽃이 되었다.

<작가의 도록에서>

 

모두가 이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서는 내가 그림을 그려야 한다.”

소녀는 혼자 보는 것이 안타까워 그림을 그렸다. 찰나의 순간을 그려서 남기고 싶었다. 눈이 나빠도 마음으로 본 것들을 집에 오면 하나하나 캔버스에 그렸다. 보고 또 보고 수정해 가면서 그리고 또 그렸다.

 

바다에 가면 반짝이는 보석이 많아.”

햇살이 내리쬐는 바다에는 다이아몬드도 황금도 가득했다. 바람이 불면 조금씩 사라지는 듯해 보이지만 어느 새 다시 가득 금광에는 보석이 채워졌다. 이런 순간의 연속성을 가진 빛의 꽃들은 사람의 마음을 붙잡았다.

 

자리를 뜰 수가 없다. 이처럼 아름다운 순간을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빛이 없으면 그 가치를 자랑할 수 없다. 존재하는 것들과 빛 그리고 누군가가 그것의 가치를 새롭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 가치는 생명을 얻게 된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위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꽃을 심고 꽃을 산다. 그 꽃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아름답다. 하지만 자연은 누군가를 위하고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뿐이다. 이처럼 자연이 주는 것은 그곳에 있을 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인위적으로 꽃을 만들고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다.

 

숲에서 보는 바다나 강은 더 아름다워.”

소녀는 숲으로 먼저 간다. 그리고 숲에서 호수를 찾고 강이나 바다를 찾기도 한다.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강과 빛의 향연을 보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서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을 만든다 해도 자연이 만들어가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수는 없어.”

 

어느 순간 빛이 꽃이 되는 순간을 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찾아다녀야 했다. 빛이 머물고 있은 자리를 찾아내야 하고 또 빛과 함께 놀고 싶은 숲속의 요정들도 찾아내야 한다. 빛은 말없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어린 나무도 자라게 하고, 비가 오면 마실 물도 적당히 호수에 가두고, 추운 날은 따뜻한 햇살을 선물해 준다.

 

빛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맞다. 빛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빛이다. 그런데 누가 빛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살까?

농부들이다.”

 

농사를 짓고 사는 농부들은 빛이 없이는 가을에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 푹푹 찌는 태양이라 할지라도 인내하며 빛의 고마움에 감사했다.

숲에서 빛의 꽃을 찾은 소녀의 마음에는 항상 빛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호수에 비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도 빛이 있기 때문이다. 호수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다. 호수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대지에 서있는 존재의 그림자일 뿐이다. 빛이 있으므로 호수에 물감을 채색할 수 있는 법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호수. 신선이 그린 것일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숲속의 요정들이 밤새 호수에 그림을 그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정이 그렸다 해도 빛이 없으면 볼 수 없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잠시 머무는 빛의 조각들이 호수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빛은 말없이 호수에 자연을 채우고 있었다. 숲과 나무를 채우고 구름과 하늘을 채워갔다.

나도 캔버스에 이 아름다움을 그려야겠다.”

 

나무가 되고 싶었던 소녀는 오늘도 숲의 한 부분을 그리기 시작했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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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30 [00:5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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