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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9.24 [13:02]
지구촌 적색경보 ‘메뚜기 떼의 급습’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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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에서 서남아시아로 ‘맹렬히 이동 중’

‘중국과 인도’ 박멸 안간힘, 브라질은 비상사태

 

‘기후변화’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조성

곡물가격 상승, 에티오피아·소말리아 기근 직면

 

▲  메뚜기 떼의 한 무리는 길이 60km, 폭 40km에 이르며 하루 최대 150km까지 비행해 농작물을 먹어치우는데, 1㎢ 면적의 무리는 하루에 무려 3만 5천명분의 식량을 해치울 수 있다.  photo source fao.org

 

● ‘이중 대재앙’ 코로나19에 메뚜기떼

 

코로나19에 더해 메뚜기 떼로 이중 대재앙이 닥친 상황이다. 지구촌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사막 메뚜기 떼까지 기승을 부리며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거대한 사막 메뚜기 떼가 동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지역 사람들의 삶과 농작물을 황폐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메뚜기 떼가 지금보다 수십 배 이상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메뚜기 떼는 날아서 이동하기 때문에 비황(飛蝗)이라고도 부른다. 영어로는 로커스트(Locust), 순우리말로는 누리라고 한다. 메뚜기의 학명인 Locust 자체가 황충(蝗蟲)이라는 뜻이다. 메뚜기의 중국어는 ‘황(蝗)’으로, 곤충(虫)의 황제(皇帝)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메뚜기는 황제와 가깝고 메뚜기의 재앙은 황제의 부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메뚜기 떼의 한 무리는 길이 60km, 폭 40km에 이르며 비행시 거대한 구름 형태를 형성하기까지 한다. 이 메뚜기 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 최대 150km까지 비행해 농작물을 먹어치우는데, 1㎢ 면적의 무리는 하루에 무려 3만 5천명분의 식량을 해치울 수 있다.

 

사막 메뚜기는 아프리카와 인도에 걸친 건조한 지역에서 서식한다. 서식 지역은 30개국 1,600만㎢에 이른다. 사막 메뚜기들이 무리를 지으면 뇌에서 ‘세라토닌’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온몸에 퍼진다. 이는 메뚜기의 생김새와 행동에 변화를 준다. 사막 메뚜기는 몸의 색깔이 밝아질 뿐 아니라 행동도 더 빨라지고, 무리를 짓고, 폭발적으로 번식을 한다. 식욕이 왕성해서 농사에는 치명적인 존재다.

 

한국 정부도 지난 7월 7일 사막 메뚜기 떼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14개국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를 통해 400만 달러(약 48억 원)를 지원하는 등 지구촌 위기 극복에 손을 보탰다.

 

중국의 선교사 출신이 쓴 펄 벅(Pearl Buck, 1892~1973)이 1931년에 발표한 소설 대지(The Good Earth)에는 황충 떼가 마을을 덮쳐 농민들이 불과 연기를 피우고 도리깨로 때려 죽이는 묘사가 있다. 북미의 서부개척자 백인들이 남긴 문헌인데, 로키산메뚜기 떼가 집단 발병하여 1870년대 미국 중서부의 대평원을 쓸고 다녔다고 한다. 이것들이 선로 위에 내려앉으니 으깨지다 못해 기차 바퀴가 헛돌아 모래를 부어 다시 움직이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  2019년 12월부터 동아프리카 일대를 휩쓸기 시작한 사막 메뚜기 떼까지 기승을 부리며 서남 아시아로 돌진하고 있다.  photo source fao.org 

 

● 아프리카 전역을 물들이다.

 

최근 아프리카에 출몰한 메뚜기 떼가 심상치 않다. 북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는 사막 메뚜기(Desert locust)의 개체 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2019년 12월부터 동아프리카 일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동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를 강타한 메뚜기 떼는 탄자니아와 우간다 북부 일대에서도 나타나며 근접 국가인 수단에 까지 맹렬하게 확산되고 있다.

 

동아프리카 일대에선 이번 사막 메뚜기 떼에 의한 피해를 25년 만의 최악으로 평가한다. 지금까지 동아프리카 내에서 서울 면적의 10배인 5,000㎢를 휩쓸었다.

 

2019년 7월까지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선 축구장 10만개 면적인 7만㏊의 농경지를 사막 메뚜기 떼가 파괴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건 옥수수다. 케냐에서 한때 길이 60㎞, 폭 40㎞ 면적을 뒤덮을 만큼 ‘초대형 규모’인 몇 십 년 간 유례가 없던 현상이다.

 

특히 소말리아의 메뚜기 떼 창궐은 지난해 소말리아 지역의 이례적 강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소말리아의 우기인 2019년 10~12월에 북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많은 10~50㎜의 비가 내렸다. 덕분에 작물은 잘 자랐지만, 메뚜기 떼가 먹어치울 식량도 그만큼 많아졌다.

 

2019년 5월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사막 메뚜기 떼가 잠재적으로 지구 인구의 10분의 1에게 식량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미 동아프리카(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에서는 2,500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는데, 이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사막 메뚜기 떼는 올해 초 케냐 등 동아프리카 일대를 휩쓸더니 이제는 서아프리카 등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 굶주린 사막 메뚜기 떼는 예멘, 이란,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무리를 한층 키워가고 있다.

 

▲  동아프리카 일대에선 이번 사막 메뚜기 떼에 의한 피해를 25년 만의 최악으로 평가한다. 지금까지 동아프리카 내에서 서울 면적의 10배인 5,000㎢를 휩쓸었다. pixbay.com 

 

● 중국과 인도, 남미등 브라질 현황

 

연초 코로나에 이어 6월 들어선 대홍수, 그리고 6월 말부터는 메뚜기 떼 공격까지 받으며 중국의 올해 경자년은 삼재가 겹친 ‘재난의 해’라는 말을 듣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언론에 따르면, 올해 라오스 북부 지역을 무대로 대량 번식에 성공한 메뚜기 떼가 이웃한 중국 윈난(云南)성으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미 윈난성의 국경 지대인 장청(江城)현과 멍라(勐臘)현, 닝얼(寧洱)현 등이 메뚜기 세력권 안에 들었다. 현재 윈난성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메뚜기는 연초 아프리카를 강타한 ‘사막 메뚜기’와는 다른 ‘황색얼룩무늬 대나무 메뚜기’다.

 

한편, 지난 5월 파키스탄에서 넘어온 메뚜기 떼는 최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가까운 ‘구루그람’(Gurgaon)까지 맹습해 농경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인도는 걷잡을 수 없는 메뚜기데 침공에 ‘드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인도 당국은 계속되는 메뚜기데 습격으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막고자 살충제 뿌리는 드론 4대를 투입한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몸살을 앓는 가운데, 대규모 메뚜기 떼가 남부 곡창지대로 밀려오면서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올 6월 25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메뚜기 떼가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와 ‘산타 카타리나주’를 덮치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전염병 발병 우려가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파라과이-아르헨티나 접경지역에서 시작된 메뚜기 떼는 거대한 ‘구름’을 형성한 채 브라질 남부지역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떼는 이미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옥수수와 사탕수수 농가에 큰 피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국내에서도 메뚜기 떼가 발생해왔다. 2014년 8월 말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가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 앞 들녘을 습격한 뒤 농경지 25ha가 쑥대밭이 됐다. 사막 메뚜기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자체 발생한 아시아권 메뚜기인 풀무치다. 농식품부, 검역본부, 산림청, 농업진흥청 등으로 구성된 방재대책협의회가 있어, 돌발 해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  메뚜기 떼의 습격은 피해 지역 주민들을 기근에 시달리게 하는 것은 물론 국제 곡물가격 상승을 유발해 경제적인 부담을 심하게 가중시킨다. pixbay.com  

 

●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산물’

 

과학자들에 의하면, 폭발적 증가의 메뚜기 떼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산물이다. 이상 고온으로 인도양 상공의 대기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주변 대륙에는 사이클론(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열대 저기압)과 폭우가 발생하는데, 그 결과 메뚜기 떼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2018년 5월 인도양에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이 발생해 아라비아반도로 올라왔는데, 당시 오만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일대에 폭우를 뿌리면서 ‘사막 호수’를 만든 것이다. 더운 데다 다량의 모래가 있으며 습기까지 머금은 환경이 일시적으로 조성되면서 사막 메뚜기에겐 서식을 위한 최적의 여건을 제공했다.

 

게다가 2019년 말 발생한 또 다른 사이클론은 강력한 바람을 일으켜 사막 메뚜기 떼를 동아프리카로 날려 보내는 선풍기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발생한 열의 90%는 바다로 흡수되는데, 현재 인도양 서쪽이 열대 해양 중 가장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사막 메뚜기 떼의 습격을 야기시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메뚜기의 퇴치 방안은 전무한 것일까? 날개가 없는 유충일 땐 방제가 쉽게 가능하지만 하루에 수십 km를 날아다닐 수 있는 성충은 방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전통적인 대책으로 예전부터 오리나 닭 등 조류를 동원하여 최대한 메뚜기를 포식하게 하는 방법이 쓰였다.

 

중국은 이번 메뚜기 떼 방어를 위해 ‘오리 십만대군’을 파키스탄 국경지에 보냈다. 오리 한 마리가 하루에 메뚜기 200마리 이상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막메뚜기의 경우 후천적으로 독을 축척한 상태여서 천적을 이용한 방제가 어렵다고 한다.

 

예멘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막 메뚜기를 식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사막 메뚜기는 몸의 60% 정도가 단백질로 이뤄진 고단백 생물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튀기고, 굽고, 말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살충제 때문에 식용으로 쓰는 것마저도 어렵게 됐다.

 

사실 사막 메뚜기를 방제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 사막 메뚜기만을 살상하는 곤충병원성 곰팡이를 이용한 방제법 등이 연구되긴 했지만 전격 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는 화학 살충제를 이용한 방제를 가장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

 

▲  과학자들에 의하면, 폭발적 증가의 메뚜기 떼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산물이다. 그 결과 메뚜기 떼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pixbay.com  

 

● 전세계 식량난 ‘가중의 주범’

 

사막 메뚜기 떼의 출몰은 성서에도 언급될 정도로 오래됐다. 성경 출애굽기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키지 않은 애굽 왕 바로에게 내려진 ‘10가지 재앙’ 중 여덟 번째 재앙인 ‘메뚜기 떼 재앙’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애굽 땅 위에 네 손을 내밀자 ‘메뚜기 떼’가 동풍을 타고 나타났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애굽 땅 위에 네 손을 내밀어 메뚜기를 애굽 땅에 올라오게 하여 우박에 상하지 아니한 밭의 모든 채소를 먹게 하라. 메뚜기가 우박에 상하지 아니한 밭의 채소와 나무 열매를 다 먹었으므로 애굽 온 땅에서 나무나 밭의 채소나 푸른 것은 남지 아니하였더라”(출애굽기 10:12, 15)

 

바로가 회개하고 마음을 돌이키자 여호와 하나님께서 돌이켜 강렬한 서풍을 불게 하셨고, ‘메뚜기 떼’는 그 서풍을 타고 떠나 홍해에서 모두 죽었다. “여호와께서 돌이켜 강렬한 서풍을 불게 하사 메뚜기를 홍해에 몰아넣으시니 애굽 온 땅에 메뚜기가 하나도 남지 아니하니라”(출애굽기 10:19)

 

사막 메뚜기는 대략 3개월마다 숫자가 20배 증가하는데, 올해는 자연계와 인간이 감당할 수준을 넘은 것이다. 유엔(UN)에 따르면 남부 아라비아 반도에서 2년 전 형성된 습한 환경은 사막 메뚜기 떼가 소리 없이 3세대나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줬다.

 

여러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추가 대응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폭우로 사막 메뚜기데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었다. 해당 지역에선 수확기가 시작되자마자 새로운 메뚜기 떼가 알을 까고 나오기 시작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이같은 상황이 이미 절망적인 식량난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메뚜기 떼의 습격은 피해 지역 주민들을 기근에 시달리게 하는 것은 물론 국제 곡물가격 상승을 유발해 경제적인 부담을 심하게 가중시킨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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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06 [00:36]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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