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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9.21 [21:02]
“고통보다 먼저…이따금 파도치듯”
(POET VIEW) 林 森 '여주 이삿날 소회'
 
림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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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삿날 소회'  

 

 

 

▲ pixbay.com   






 

 林  森

 

 

고통보다 먼저

다시 한 몸으로 풀린 해리의 고독 보일 제

 

깊은 밤 골방 속

다리 다 펴지 못하고 잠들던

남자의 몸, 거기선

이따금 파도치듯 흐드득 흐느꼈어

 

우는 줄도 모르며 구겨져 잠자던

남자, 이삿짐 싸더니

 

이사라는 낯선 제목이라면

풍경 적시며 오는 고요한 바람은 슬픔,

 

여전히 보여지는 하늘 높이와 넓이는

외로움이며 쓸쓸함,

내가 느끼는 그 두려움 속에는

무엇 숨어있을까 ?

 

꿈 속 어두워지는 사이

밤 오고있거늘

어디에 머물건 행복은

이 삶의 저 너머에나 있음직한 말,

 

새로 또 시작하는 탑쌓기 놀음,

살면서 몇 번이고 나 부정하다가 결국

숨 한 번 몰아쉬며

내 삶 넘어섰을 때에야

스스로 수락하는 행복 의미 비로소

납득하게 될 거야

 

 

詩作 note 

평생 살아오면서 몇 차례나 이사를 했었던가 문득 헤아려본다. 대대적으로 온 가재도구를 다 옮기기 위해 커다란 이삿짐차를 동원했던 정식 이사 행사에서부터 옷가방 하나 달랑 들고 몸뚱아리만 옮겨 앉던 기억까지, 그리고 대충 급한 김에 눈에 보이는 필수품만 주섬주섬 챙겨서 도적처럼 사라지던 일도 포함시키면 꽤나 많은 이사를 경험했던 것 같다. 원치 않지만 어쩔 수없는 여건 때문에, 혹은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강제적으로라도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현실로 인해, 아마도 필자의 이사는 이제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음직 하다.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일은 사실 무척이나 고단한 일이다. 육신이 고달프고 힘겨움은 물론이거니와 심적인 부담이나 긴장은 이사를 할 적 마다 매양 똑같은 두려움과 망설임을 수반한다. 그리고 일단 체념과 더불어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적응을 하고 습성을 조율하다보면 이내 다시금 그럭저럭 정을 붙이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 중에는 영 마뜩치 않은 이사가 있다. 정말로 옮기기 싫은데 외압에 의해 무기력하게 떠밀려, 이사라는 이름으로 숙소를 이전하면서 속으로 피눈물을 흘려본 사람이라면 이런 비애를 공감할 수 있을 게다.

 

오늘의 시는 필자의 삶에서 가장 어둡던 시절, 한 해에도 몇 차례 짐을 싸서 하늘이 가라는 데로 흘러가던 풍랑의 체험을 하면서 적은 육필 고백이다. 지금 뒤돌아봐도 새록새록 아픔이 솟아나고 몽글몽글 슬픔이 어우러져 속으로 눈물지으며 기억을 곱씹게 되는데, 아마도 현재 또 하나의 삶의 이정표를 향한 여정에서 돌아보는 과거의 편린이 새롭게 추억되어지니, 감회가 무량하다는 느낌이 찐하게 뇌리를 스치기 때문이리라.

 

필자의 욕심과 과오가 반죽되어져 맞닥뜨렸던 그 시절의 실패와 좌절의 이력을 이제사 새삼 들춰내어 무슨 이득이 있으랴만, 그래도 꼭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현실의 무게와 각오가 묻어두었던 상처를 헤집으며 되살아난다. 이제 남겨진 삶의 분량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알고는 있는 필자의 작은 열정과 초라한 경륜이 마지막 불꽃으로 활활 타올라 세상을 밝히고 누리를 이롭게 하여, 마지막 경력으로 자리매김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이즈막이다.

 

근래 만나는 사람들마다 필자에게 자주 묻는다. 지금 행복하냐고... 저울에 행복을 달 때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 쪽으로 기울게 된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 없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거다.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의 삶에서 아무 것도 아닌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있다.

 

기도할 때의 평화로움, 따뜻한 아랫목, 친구의 편지, 감미로운 음악, 숲과 하늘과 안개와 별, 그리고 잔잔한 그리움까지. 팽팽한 무게 싸움에서는 아주 미미한 무게라도 한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1%가 우리를 행복하게, 또 불행하게 만든다. 필자는 오늘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대답한다. 행복하다고, 이만하면 무척 행복한 거라고...

 

가만히 보면 필자가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그리워하는 일일 거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리웠고, 이만큼 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해마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 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고, 아버지 어머니도 그립고, 자녀도 그립고, 당신이 그립고, 또 필자 자신이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우리가 만난 많은 사람들, 언젠가 다시 만날 사람도 있겠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도 있을 거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서 다시 만날 보장이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너무 경솔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건 아닌지? 옷깃이라도 스치고 눈이라도 마주치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좀더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좀더 짙은 애정을 느끼며 살아가야 함에도 우린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만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유독 그 사람과 마주치게 된단 말인가?

 

그 숱한 사람들과, 그 숱한 세월 속에서 서로 만났다는 것은 설사 그것이 아무리 짧은 만남이었다 치더라도, 참으로 그것은 우리에게 대단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우린 어느 만남이라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름다운 기억으로써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남의 가슴에 꼭꼭 간직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린 모두 아낌없는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그런 각오와 스스로의 다짐으로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욕심인지 모르지만 나이 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그런 친구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 비슷한 시대에 태어났으니 서로의 애창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손을 맞잡거나 팔짱을 끼고 걸어도 시선을 끌지 않을 엇비슷한 모습의 그런 친구 하나 갖고 싶다. 함께 여행하며 긴 이야기로 밤을 지새워도 지루하지 않을 그런 사람 말이다.

 

감춰두었던 아내 흉도 편히 나눌 수 있는 동반자 같은 사람, 설레임을 느끼게 하면서도 자제할 줄 아는 사람, 열심히 살면서도 비울 줄도 아는 사람, 어제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을 아름답게 살 줄 아는 사람, 세상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그런 사람 하나 있다면 좋겠다. 혹시 헤어진다 해도 먼 훗날 노인정에서 다시 만나자고 웃으면서 말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면 어깨동무하며 함께 가고 싶다. 남은 인생의 세월을 나눌 수 있는 연인같은 친구가 그립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허영만화백의 만화 식객에는 강화도에 사는 함민복시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함 시인의 소설가 친구가 서울에서 찾아왔다. 두 사람은 고기를 잡기 위해 마을 어부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그물을 던지고 돌아왔다. 한참 뒤 다시 그물을 거두러 갈 채비를 하는데 어부들이 이러는 것이다. “실망을 거두러 가야겠다.”고 말이다. “실망? 어망의 한 종류인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고생해서 그물을 쳤으니 그물을 거두러 갈 때에는 그물 가득 고기가 잡혔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기대에 못 미친다. 그물을 거둘 때 기대와 달리 고기가 하나도 없다면 어부들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어부들이 거두고자 한 실망은 바로 그것이다.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아예 처음부터 텅 빈 그물인 실망을 거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괜히 부푼 기대를 했다가 마음이 상하게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어부들의 지혜였다.

 

어부들이 왜 실망을 거두러 가는 것일까? 오랫동안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며 살아왔지만 바닷속 상황을 훤히 다 들여다보지는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그저 고기가 많을 것이라 짐작한 곳에 그물을 쳤을 뿐이고, 실제 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결과는 알지 못하지만 그물을 던지고, 거두는 것이 없어도 실망하지 말고 또 던지자는 그들의 도전정신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삶도 강화도 어부와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욕심을 비우는 어부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1908, 삼류잡지 기자인 나폴레온 힐은 강철왕 카네기의 성공 비결을 취재하고자 교외에 있는 그의 저택을 방문했다. 그리고 사흘 동안 함께 지내며, 밀도 깊은 취재를 했고 큰 감명을 받았다. 마지막 날 카네기는 청년 힐에게 기상천외한 제안을 했다. “자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비결을 취재해서 책으로 만들어볼 생각 없나? 내가 앞으로 20년에 걸쳐 500명에 이르는 성공인에게 소개장을 써주겠네. 그 사람들의 성공 비결을 취재해서 구성하면 훌륭한 성공철학서가 될 걸세. 다만 나는 소개장만 써줄 뿐 경제적인 보조는 한 푼도 하지 않을 걸세. 어떤가? 이 자리에서 결정하게나.”

 

카네기 같은 부호의 입에서 20년 동안이나 걸려서 조사해야 할 일을 권하면서 돈은 한 푼도 안 대준다니 정말 뜻밖이었다. 그러나 힐은 잠시 생각한 뒤에 선뜻 해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카네기는 스톱워치를 꺼내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위대한 결단을 내리는 데 꼭 29초가 걸렸구만. 만약 1분을 넘겼다면 나는 이 일을 자네에게 맡기지 않을 생각이었네.”

 

그 후 나폴레온 힐이 카네기의 소개로 성공한 사람들 507명을 소개받아 20년 동안 취재해서 완성한 책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라. (Think and Grow Rich)’는 출간된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1억 부 이상이 팔렸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나폴레온 힐은 카네기로부터 똑같은 제의를 받은 260번 째 사람이었다고 한다. 생각은 신중하되 결단은 신속해야 한다. 우유부단이야 말로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며, 성공하는 사람들은 신속한 결단력의 소유자다.

 

한 젊은 딸이 어머니에게,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 두 손 들고 싶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가만히 듣고 있던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부엌으로 갔다. 냄비 세 개에 물을 채우더니, 첫 번째 냄비에는 당근을, 두 번째 냄비에는 달걀을, 세 번째 냄비에는 커피를 넣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후 어머니는 불을 끄고 딸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 세 가지 사물이 모두 끓는 물이라는 역경에 처하게 됐단다. 그렇지만 세 물질은 전부 다르게 반응했단다. 당근은 단단하고 강하고 단호했지. 그런데 끓는 물과 만난 다음에 부드러워지고 약해졌어. 달걀은 연약했단다. 껍데기는 너무 얇아서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보호하지 못했지만 달걀은 물을 견디어 내면서 그 안이 단단해 졌지. 그런데 커피는 독특했어. 커피는 끓는 물에 들어간 다음에 물을 변화시켜 버린 거야.”

 

어머니는 딸에게 물었다. “힘든 일이나 역경이 네 문을 두드릴 때 너는 어떻게 반응하니? 당근이니, 달걀이니, 커피니?” 역경을 만났을 때 당신은 어떤 부류일까?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고통과 역경을 거치면서 시들고 약해지거나, 유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고통을 겪은 후에는 무디어 지지는 않는가? 만약 당신이 커피와 같다면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독특한 향기와 풍미를 내며 주위 환경까지도 바꾸어놓을 수 있다.

 

강하다고 오래 가는 게 아니다. 오래 가는 게 강한 거다. 필자도 이제부터의 삶에서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커피처럼 부드럽게 이겨내기를 염원한다. 또 한 번의 전환점에서 오늘, 필자는 마음의 이사를 감행한다. 모든 상황이 필자의 의지대로 풀려가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때로는 필자의 선택과 도전에 회의를 느끼거나 후회를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확신한다. 오늘의 이 이사가 필자의 남은 삶에서, 진정으로 커다란 의미가 되고 진실이 될 거라고. 그래서 오늘 필자의 이 이사는 남은 삶의 전부다. 그리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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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9 [01:2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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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20/09/09 [07:41] 수정 삭제  
  강하다고 오래 가는 게 아니다. 오래 가는 게 강한 거다. 필자도 이제부터의 삶에서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커피처럼 부드럽게 이겨내기를 염원한다.
청산 20/09/09 [07:55] 수정 삭제  
  오늘도 좋은 시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배둘레햄 20/09/12 [21:41] 수정 삭제  
  아름다운 기억으로써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남의 가슴에 꼭꼭 간직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린 모두 아낌없는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그런 각오와 스스로의 다짐으로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노트북 20/09/20 [22:41] 수정 삭제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우리가 만난 많은 사람들, 언젠가 다시 만날 사람도 있겠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도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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