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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3.04 [20:20]
<연재소설> ‘작가 朴又木’ 혈맥(血脈) ‘야망의 장도’(5회)
 
작가 朴又木

야망의 장도(長途)

 

▲ 작가 朴又木   

서라벌을 떠난 성광이 북서쪽으로 금암과 신동을 지나 왜관으로 갔다. 거기서 소금 배라도 얻어 타고 뱃길로 낙동나루까지 올라간 다음 육로로 우선 낙양(洛陽 상주)에 갈 계획이었다.

 

낙양은 신라의 아홉 개 주의 하나로 낙동강 13백리 뱃길의 가장 큰 나루인 낙동나루를 끼고 있어 영남지방의 물산을 육로를 통해 한성으로 실어 나르는 유통 요충지였다.

 

그의 최종 목적지는 관문현(冠文縣 문경)이었다. 거긴 삼국의 각축장으로 이를테면 기회의 땅이었다. 후한 뱃삯을 치러 낙동나루까지 올라가는 소금 배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그 배는 물금나루를 떠나 뒷기미나루를 들렀을 뿐 내처 왜관을 거쳐 낙동나루까지 직행할 참이었다.

 

강이 박명으로 깨어나는 묘시(卯時, 새벽 5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 배를 띄웠다. 소금 배와 무관한 선객이라고는 그와 뒷기미나루에서 탄 부녀로 보이는 젊은 아낙과 나이 지긋한 남자뿐이었다. 하늘에 잔뜩 구름이 끼어서인가 물결은 아주 잔잔했다.

 

간밤에 땅을 밟고 흙내를 맡았는데도 아낙은 배 멀미로 바닥에 누워있고 그 둘은 고물 쪽에 앉아 이물에서 밀어내는 물결을 따라 멀어지는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물 쪽에서 누군가 뒷기미 나리는 눈물의 나리, 임일랑 보내고 나 어찌 살라고, 아이고 데고, 성화가 났네.’ 구성지게 노랫가락을 뽑았다. 아낙이 그 노랫가락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젊은 분은 무슨 총망한 일이 있어 이렇게 새벽 배를 타셨소?”

속이 어지간히도 답답한지 아침 쓴 담배를 곰방대에 피워 물며 물었다.

주막에서 잡아 준 배편이라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러는 두 분은 부녀 같으신데 어쩌다 소금 배를 타셨습니까?”

 

시가가 풍비박산이 나 오갈 데가 없어진 딸을 데려가는 길이오.”

댁 서랑께서 변고라도 당했나 봅니다.”

모산성母山城 (충북 진천) 전투에서 불귀의 객이 되었답니다.”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저 젊은 것의 창창한 앞날이 걱정이지요.”

삼국의 백성이 본시 단군왕검의 한 자손인데 어이하여 살육 전쟁이 끊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백성들이야 바다에서 만나면 같은 어부고 들에서 만나면 같은 농부이니 어떻게 하면 고기를 많이 잡을 것이며 풍년들게 농사를 잘 지을까 뼈 빠지게 일할 뿐인데 칼 차고 창 든 자들이 네 편 내 편 갈라 영토차지 싸움을 벌이는 탓이지요.”

 

어디까지 가십니까?”

난 낙양(상주) 우물리에 사오만 젊은이는 어디까지 가시오?”

전 관문현까지 갑니다만 급한 용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낙양에 마땅하게 머물 사처가 없거든 내 집으로 오시오. 나 말고 남정네라고는 없지만 과객의 조석을 수발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 언제든 오시오.”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사시는 데서 백제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습니까?”

 

별로 어렵지 않소. 관문현으로 올라가서 조령을 넘어 중원(中原, 충주)까지 가면 거기서부터 다시 뱃길이 열려 두미강(팔당대교 부근)까지 가게 되는데 백제왕도 위례성이 그 지척이오.”

 

그렇군요.”

왜 젊은이도 다른 청년들처럼 위례성에 가보고 싶소?”

. 할 수만 있다면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내 집에 백제로 몰래 월경을 하는 보부상들이 무시로 드나드니 도와 줄 수 있을 것이오. 정 가겠다고 작정하거든 날 찾아오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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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02 [16:52]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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