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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3.04 [20:20]
<연재소설> ‘작가 朴又木’ 혈맥(血脈) ‘야망의 장도’(6회)
 
작가 朴又木

야망의 장도

 

▲ 작가 朴又木  

배가 낙동나루에 도착한 때는 유시(酉時, 오후 5시서 7시 사이), 나루터는 남쪽으로부터 올라온 배들과 남쪽으로 떠날 배들이 들어차 있고 남녀노소 여객과 보부상과 뱃사람과 주민들로 법석이고 있었다.

 

성광이 동승한 우길(于佶)과 헤어져 주막들이 줄지어 선 거리로 들어갔다.

나루터에서부터 그를 뒤따라온 중노미차림의 사내가 그를 앞질러 서서 꼭 계집애 같은 해말끔한 얼굴을 들이밀고는 간살을 떨었다.

 

호객꾼을 따라 당도한 주막은 여니 주막과 다르지 않았으나 규모가 큰데다 북적거렸다. 중노미를 따라 뒤란 쪽으로 돌아 한 방으로 들어갔다. 겉보기와 다르게 방안은 깔끔했다.

 

그가 행장을 벗어놓고 잠시 고단한 몸을 뉘었다가 설핏 잠이 들었다.

그가 흔드는 서슬에 부스스 일어나 앉았다.

얼마나 곤하게 주무시는지 차마 깨우지 못하고 한참을 기다렸어요. 허기를 채우고 주무셔야 몸이 축나지 않지요.”

 

여기 주모시오?”

에그 내 정신 좀 봐. 저 상화(常花)라 합니다.”

어째 이름자나 자태가 나루터 주막의 주모 같지 않습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젊은 도련님이 말솜씨가 고우셔서 어디서든지 칙사 대접을 받으시겠어요. 시장하실 테니 어서 드세요. 거친 보부상들 구미에 맞춘 음식이라 찬이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우선 노독이 풀리게 악주부터 한잔 드세요.”

 

주모가 술을 쳤다. 술 따르는 솜씨며 자연스럽게 교태가 밴 어투며 핼끔거리는 눈길이 여니 주모가 아니었다. 사실은 그 주막은 삼국의 간자들이 들끓는 낙동나루의 신라 측 아지트였다.

 

공자께서는 어디서 오시는 길이세요?”

그녀가 빈 잔에 술을 채우며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호기심으로 번뜩였다.

서라벌서 왔습니다.”

 

어머, 그러세요. 서라벌 어느 댁 자제이신지....”

노자는 넉넉하니 걱정하지 마시오.”

호호. 입고 계신 복색만 잡아도 열흘 숙식 값이 될 텐데 걱정은요.”

 

그들은 서로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가늠해 봤다.

그런데 공자님은 어디로 가시는 길이세요?”

그 순간 그는 주모의 호기심을 흩으러 놓아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낙동강 물길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나다는 경천대(擎天臺) 구경이나 하고서 우물리에 있는 일가 댁으로 갈 예정이오.”

어머, 그러세요? 그럼 저도 모처럼 눈 호사도 할 겸해서 공자님 모시고 경천대 나들이를 가고 싶은데 허락해 주세요, ?”

 

아니 주모가 어찌 오늘 처음 보는 뜨내기손님한테 정분난 정인처럼 군단 말입니까?”

박정하시기도 해라. 전 서라벌서 오셨다기에 너무나 반가워 체면불구하고 속마음을 드러내 보인 것인데 그렇게 무안을 주시면 어떡해요, 이 천것이 분수를 모르고 잠시나마 헛된 꿈을 꿔 송구합니다.”

 

그녀가 처량한 표정으로 울먹였다.

내 말이 지나쳤다면 용서하시오. 내 주모의 호의를 받겠소.”

 

감읍합니다, 공자님. 제가 주효를 장만해서 앞장서겠습니다. 모처럼 저도

장사주머니를 끌러놓고 공자님 따라 유락(遊樂)의 하루를 보내겠어요.”

 

이튿날 성광과 상화가 경천대로 떠났다.

그들은 경천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준봉들이며 절벽아래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소나무 숲을 조망하고 근처를 돌아본 다음 펀펀한 소나무 숲에 자리를 잡았다.

 

그가 짊어지고 온 보따리를 넘겨받은 그미가 솔잎자리 위에다 돗자리를 펴고 상을 차렸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청명했고 솔밭은 정밀하니 상쾌했다.

그미가 두 개의 술잔에 술을 따르고 났을 무렵이었다.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곧 한 무리의 사내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군복 색깔이 청색인 것으로 보아 백제와 북쪽 접경에서 대치하고 있는 신주정(新州停) 소속의 군사들인 것 같았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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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09 [02:14]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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