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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12.06 [20:21]
‘벌떼같이 날라드는 메시지 이젠 그만’
<金鶴의 文化리뷰> ‘選擧戰 불청객 휴대전화 이메일’
 
김학칼럼니스트



▲ 휴대폰이 선거전 이 메일 홍수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는 이 메일시대요, 휴대전화의 시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지보다 이 메일을 선호하고 있으며, 핸드폰은 필수 휴대품이 되었다.
 
이 메일은 자기 집에서는 물론이요, 관공서 민원실이나 pc방 등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핸드폰 역시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통화가 가능하다.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의 뉴스 끝에는 반드시 취재 기자의 이 메일주소를 소개한다. 기자와 독자 또는 기자와 시청자 사이에 직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좋은 뉴스에는 격려의 메일을 보내고, 잘못된 뉴스에는 항의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참으로 기자노릇 하기는 어려워졌고, 독자나 시청자로서의 권위는 한껏 높아진 세상이다.

요즘에는 명함이나 문인의 저서에도 이 메일주소와 홈페이지 주소를 새겨두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일부 문예지에서도 필자의 이 메일 주소를 작품의 말미나 주소록에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날이 갈수록 휴대전화의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휴대전화로 주식도 사고 팔 수 있고, 사진을 촬영하여 인터넷으로 보낼 수도 있으며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도 있다. 또 좋아하는 노래를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다. 그뿐이 아니라 휴대전화와 이 메일 사이의 교류도 가능하다. 그리고 오늘날의 전자제품은 너무 기능이 다양해서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게 흠일 따름이다.

이 메일은 날마다 스팸메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 메일 주소를 대량으로 수집하여 불법적으로 사고파는 세상이 되었다. 그 때문에 원하지 않는 광고나 음란 사이트를 소개하는 메일이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든다.

네티즌들은 그런 메일을 지우는 데 날마다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팸메일을 신고한다 해도 끊임없이 밀려오니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마치 6·25 때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연상케 한다. 정보통신부가 규제조치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역불급(力不及)이다.

각종 선거 때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이들이 이만저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 후보선거 캠프에서 어찌나 문자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지 몹시 곤혹스러웠다. 발신자 번호를 남기지도 않은 채 유령 메시지를 보내니 누구에게 항의를 한단 말인가.

그냥 전화를 걸면 받기만 하면 되지만, 음성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확인해 보지 않을 수 없으니 수신자가 경제적인 피해까지 입어야 하는 셈이다. 음성이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통화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 텐 데도, 유권자에게 경제적인 폐해를 끼치면서까지 표를 얻으려 하다니 너무 뻔뻔스런 후보들이지 싶다.

5.31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엔 설문조사란 미명 아래 자주 전화가 걸려온다. 전문 여론조사기관의 전화도 있지만 후보자 선거캠프에서 걸려온 여론조사를 빙자한 전화도 많다. 설문 내용을 들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오죽하면 그렇게들 야단법석일까 싶기도 하지만 빗발치는 그 전화 때문에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다.

더 불쾌한 것은 직접 1:1로 대화를 나누며 조사하는 게 아니라 녹음방식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전화를 거는 쪽에서는 편리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그 전화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몹시 불쾌하다. 시간을 다투는 중요한 일을 하다 그런 전화를 받으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물론 사업하는 사람들이나 후보들로서는 편리한 첨단의 과학기술인 이 메일이나 휴대전화를 활용하여 최대한의 홍보효과를 거두고 싶은 게 당연할 것이다. 어찌 보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이니까, 수신자의 짜증쯤 아랑곳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볼 일이다. 이 메일이나 휴대전화를 주고받는 데도 분명히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기쁨이나 즐거움 또는 유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제발 마구잡이로 이 메일이나 설문조사 전화를 자주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도 e시대의 큰 공해이니까.


▲김학 칼럼니스트     © 브레이크뉴스
◇ 김학 프로필 

現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이사장
現 전북대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
kbs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 역임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월간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
'아름다운 도전' '춘향골 이야기'등 수필집 8권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한국수필상 등 多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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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4/17 [18:06]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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